충무로 일부 ‘이순신길’ 된다… 필동에 ‘이순신 기념관’ 추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태어난 곳에서 가까운 충무로 일부 구간이 ‘이순신길’로 명명된다. 서울 중구 필동에는 ‘이순신 기념관’ 건립이 추진된다.
서울 중구는 28일 이순신 장군 탄생 480주년을 맞아 이날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충무공 이순신 위대한 시작, 다시 중구에서’라는 미래 비전을 선포하고 교육·관광·문화 분야를 통합한 도시 브랜딩에 나선다고 밝혔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이순신 장군이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중구는 이순신의 인성과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준 곳”이라고 했다.
이순신은 1545년 4월 28일 당시 한성부 건천동이라 불렸던 지금의 중구 인현동에서 태어났다. 인현동과 충무로 일대에는 어린 이순신과 그의 벗 류성룡의 소중한 인연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류성룡은 훗날 정읍 현감이던 이순신을 전라좌도 수군절도사로 추천했다. 중구에는 이순신 장군이 무과시험을 봤던 곳이자 봉사와 참군이라는 하위 관직으로 근무했던 훈련원터도 있다.
현재 이곳에는 1985년 충무로 명보아트홀 앞에 세워진 ‘충무공 이순신 생가터’ 표지석, 2017년 생가가 있던 곳과 가까운 신도빌딩 앞에 설치된 ‘충무공 이순신 생가터’ 안내판이 있다. 중구 관계자는 “눈에 띄지 않아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중구는 이날 기념 공간 조성, 소통과 화합, 문화와 교육, 복지, 관광에 이르는 다섯 개의 길이라는 의미의 ‘오길(五, coming)’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먼저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을지로3가 교차로까지 766m 구간을 ‘이순신길’로 지정하고 보행 환경을 개선한다. 중구를 찾는 내외국인이 이 길을 따라 걸으며 이순신 장군을 기념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세운 재개발 지역에 포함된 이순신 장군의 생가터에는 그의 삶과 정신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 기념 공간도 조성할 예정이다.
이순신 장군이 태어난 4월 28일은 매년 이순신 탄생지에서 기념하기로 했다. 이순신 주간을 설정하고 충무공을 테마로 한 다양한 콘텐츠로 꾸며진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활쏘기 대회, 걷기 대회, 이순신 영화 상영과 도서전, 거북선 만들기, 축제 거리 조성과 퍼레이드 등 축제를 만든다. 올해는 9월 18~20일을 이순신 주간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순신 장군의 애민 정신을 이어가는 차원에서 ‘충무공 장학금’도 신설한다. 주민과 함께 ‘이순신 브랜드’를 개발하고 지역 상인들과 협력해 국내외 관광객의 입맛과 감성에 맞는 테마 먹거리와 기념품을 선보인다.
지난 3월부터 시범 운영한 ‘중구 투어 패스’는 이날부터 정식으로 운영한다. 앞으로 투어 패스에 이순신의 스토리를 추가하고, 테마 투어도 개발한다. 또 충무로 일대에 충무공 이순신 관광 콘텐츠를 추가하고, 외국인들이 중구를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한다.
서울시는 2028년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중구 필동 남산골한옥마을 소나무숲 부지에 ‘이순신 기념관’(가칭) 건립을 추진한다. 연면적 7600㎡에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전시 및 체험 공간, 교육, 연구 공간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기념관 건립과 관련해 서울시는 지난 25일 서울시청에서 ‘이순신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주제 발표를 한 이노우에 야스시 일본 방위대 교수는 “임진왜란에서 펼친 이순신의 전략은 17세기 일본에도 전파되었고, 오늘날 ‘동아시아의 넬슨 제독’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고 했다. 마크 피터슨 미국 브리검영대 명예교수는 일본 해군 도고 헤이하치로 제독이 남긴 ‘하늘 아래 모든 장수 가운데 이순신이 가장 위대하다’는 말을 인용하며 리더십을 평가했다.
학술대회에 참석한 오세훈 시장은 “서울은 이순신 장군의 삶과 정신이 녹아 있는 의미 있는 장소”라며 “기념관 조성으로 장군의 지혜와 정신을 세계와 함께 나누어 나가겠다”고 말했다.